미국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유예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또다시 부채 한도 협상 국면이 도래했다. 이번에는 어떤 전개가 펼쳐질 것이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1. 현재 상황 : 부채 한도 도달 임박
2023년 6월 제정된 재정책임법을 통해 연장된 부채 한도($36.1조) 유예 기간이 2025년 1월 1일 종료되었다. 재무부는 미결제 부채 일부 상환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늦은 1월 중순(14~23일)에 법적 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2. 재무부의 대응 : 비상조치와 X-DATE
부채 한도에 도달하면 재무부는 부채 발행 유예 기간을 선언하고, 보유 현금(TGA)과 비상 조치를 통해 약 1.1조 달러 규모의 긴급 대응 여력을 확보한다.
TGA (Treasury General Account): 재무부가 연준에 예치한 현금으로, 2025년 1월 10일 기준 6,316억 달러로 과거 부채 한도 도달 시점(2021년, 2023년)의 최고 수준(4,500억 달러)보다 상당히 높다.
기타 비상 조치: 국채 투자 기금(G-Fund) 재투자 중단, 공무원/퇴직/장애인 연금 기금 신규 투자 중단, 외환 안정 기금 중단 등을 통해 4,820억 달러의 차입 확보가 예상된다.
X-Date (자금 고갈 시점): 주요 기관들은 재무부의 비상 대응 여력이 고갈되는 시점인 X-Date를 7~8월로 전망한다.
3. 협상 전망: 패키지 딜과 부채 한도 증액/유예 가능성
현재 공화당은 부채 한도를 포함하는 대규모 패키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쟁점 사항이 많아 단기간 내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공화당의 패키지 법안: 부채 한도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MAGA 무브먼트 공약(국경 안보, 에너지 패키지, 2025년 말 만료 예정인 감세(TCJA) 연장안 등)을 포함한다.
예산 조정 절차 활용: 공화당은 필리버스터를 우회하기 위해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5월 이전 의회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법안 규모가 방대하여 당내 합의와 법안 구체화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공화당의 근소한 다수당 우위로 인해 만장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입법에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부채 한도 증액/유예 가능성: 다수 기관들은 의회가 트럼프의 강한 압박과 캘리포니아 재해 지원 필요성 등으로 3월 중 부채 한도와 임시 예산안을 우선 합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일부에서는 의회가 지출 법안 합의 도출의 어려움 속에서 사안별 중요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의회는 3월 중 임시 예산안 만료(3월 14일)에 따른 조치를 마련하면서 부채 한도 논의를 우선 합의할 가능성이 우세하며, 유예될 경우 기간은 최소 18개월 이상으로 예상된다.
4. 시장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 평가
부채 한도에 도달하더라도 재무부의 비상 조치 등으로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입법을 둘러싼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가 신용도 관련 우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
단기적 영향 제한적: 7~8월까지 재정 운용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 내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트럼프의 강한 의지 표명과 공화당의 다수당 우위 등으로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만일 X-Date까지 부채 한도 협상이 실패할 경우 정부가 공무원 임금, 메디케이드 등 법적 의무를 집행하지 못하는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하며, 이는 금융 시장 불안과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야기할 수 있다.
연준 QT 실효성 제한: 부채 한도 도달 이후 국채 발행 축소와 TGA 소진 등으로 단기 자금 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되며 잠재적으로 QT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TGA는 연초 6천억 달러에서 3월 말 약 3천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4월에는 세입 영향으로 잠시 반등하더라도 7월 말~8월 중 급격하게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11월 FOMC 의사록에서 QT 중단과 관련해 부채 한도 도달에 따른 재무부의 TGA 잔액 변화로 지급 준비금 여건의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있어 향후 가이던스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가 신용도 영향: 지속되는 정치적 합의 교착 상태와 '벼랑 끝 전술'은 최근 몇 년간 재정 문제에 대한 미국의 거버넌스 악화를 시사하며 국가 신용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2025~2026년 일반 정부 재정 적자는 GDP 대비 7.5%, 정부 부채는 GDP의 120%를 초과할 전망이다. 이는 신용 등급 'AA' 국가들의 중앙값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5. 투자 전략 및 시사점: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장기적 관점 유지: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 부채 한도는 증액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기적인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 가능성: 협상 장기화 및 불확실성 증가는 안전 자산(예: 미국 국채, 금)에 대한 선호 심리를 강화할 수 있다.
미국 달러화 약세 가능성: 협상 난항 및 미국의 재정 건전성 우려는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6. 결론
미국 부채 한도 협상은 정치적 쟁점과 맞물려 시장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이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유의하면서도, 과거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향후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 뉴스를 면밀히 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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