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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과 로컬씬(Scene), 로컬과 이동성, 로컬과 사회적 자본 - 로컬크리에이터 연관 개념

미아스마 2022. 12. 8.

로컬크리에이터 ⓒ 중소벤처기업부


씬과 로컬 씬(Scence)

 

씬(Scence)은 본래 음악 장르에서 사용하던 단어이다. 윌 월스트로(Will Straw)는 음악 씬이 "상이한 음악적 실천이 주어진 지리적 공간 내에서 전개되며 관계 맺는 방식"을 설명하는데 효용적인 단어라고 이야기한다. 대체로 영미권에서 하나의 장르가 태동한 곳을 지칭하여 활용되기도 했으며, 특정 지역이나 장르와 관련된 음악적 무브먼트를 명명하기 위해 붙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너바나로 대표되는 시애틀의 그런지씬이 있으며 영국 맨처스터 일대에서 태동된 매드체스터씬 역시 이에 해당한다. 

 

음악에서 주로 활용되었던 '씬'은 다양한 장르에서도 활용되기도 하는데 로컬 씬에서의 활용도 이와 동일하다. 로컬 씬은 지역의 문화를 기반으로 생산하고, 활동가들이 모여있는 현상실천하는 공간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이를 요약하면 로컬에서 진행되는 무브먼트의 전반을 통칭하는 단어가 로컬 씬이 되는 것이다. 송교성은 이러한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실천적 행위들을 "획일화된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맞물려 일상생활의 영역에서의 지역의 역사 · 사회 ·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제주도 한달살기 ⓒ 제주맥주


로컬과 이동성

이동성의 촉진은 로컬의 개념을 약소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촉진된 이동성에서 로컬은 차별성있는 공간으로 작동하여 '새로운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작동한다. 본질적으로 이동성의 촉진은 양면성을 지닌다. 먼저 지리적 영역에서의 이동성의 촉진은 '나의 거주'를 더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뜻도 되지만 '나의 거주지'에서 전국 어디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즉, 지리적 영역에서 이동성의 촉진은 로컬 거주자의 이탈을 가속화 시켰지만 동시에 수도권 거주자의 로컬로의 한시적 이동을 수월하게 만들기도 했다.

 

두 번째로 비가시적 영역에서의 이동성은 스마트폰의 보급을 통해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촉진되었다. 이곳의 특징은 근접성 없는 공동체, 비장소성으로 복합적이도 다차원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리적 영역에서의 이동성만 보장되었던 시대보다 사람들은 더 많은 공동체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공동체는 오프라인의 영역과 연결되기도 한다. 이들은 대체로 새로움을 찾아 떠나며, 일상과는 다른 무언가를 찾는 노마드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비가시적인 영역에서의 이동성 촉진은 공교롭게도 가시적인 측면에서 효력을 발휘하는데 이들의 공동체는 새로움을 찾아 '로컬로의 여행'을 계획하거나 '한 달 살아보기'와 같은 새로움 공간에 대한 일시적인 정착을 표방하기도 한다. 예술인에게는 '레지던시'와 같은 사업이 유사한 지점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방향에서든 이동성의 촉진은 수도권 중심의 사회에서 차별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로컬의 가치를 발견하게 했다고 여길 수 있다.

 

 

사회적자본 ⓒ 서울시 공유허브


문화자본, 사회적 자본과 로컬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의 인적·물적 네트워크와 연계되어 있으며 이 연계는 사회적 자본의 개념과 유사하다. 따라서 로컬크리에이터는 문화자본 및 사회적자본을 로컬 또는 지방에서 구현하는 느슨한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다. 

 

그중 기초가 되는 문화자본은 피에르 브루디외가 1979년 『구별짓기』를 통해서 언급한다. 부모의 문화 자본이 자녀에게도 대물림되며 이에 따른 사회적 지위를 재생산하고 유지한다는 의미로 활용된다. 그리고 이러한 대물림되는 사회적 지위는 사회적 자본으로 연결된다. 콜먼은 이러한 사회적 자본에 대해 "사회구조 내의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한 행위를 성공적으로 행할 수 있는 도구"라고 정의한다. 

 

퍼트만은 '네트워크'를 사회적 자본의 중요한 기능으로 본다. 네트워크는 물리적 · 인적 자본과 같은 개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사회조직의 상호이익을 위한 조정과 협력을 촉직하기 때문이다. 로컬크리에이터는 과거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편성되었던 사회적 자본 네트워크와 다르지만 수평형 네트워크를 통한 결속 그리고 결속을 통한 상호 이익을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물론 명문 가문의 네트워크나 혈연이나 지연, 학연 네트워크에 비해 로컬크리에이터 네트워크는 느슨한 편이다. 대신 이러한 느슨함으로 유연성을 확보하는데 로컬에서의 만남을 주선하는 '플랫폼' 또는 '허브'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이다. 로컬크리에이터들은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다양한 분야의 창업가들을 연결한다. 이 연결은 집단으로 활동하거나 일부 분절된 군집으로 활동 할 때 집단적 이익을 얻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집단적 이익은 다시 네트워크에 일부 사용되어 새로운 사회적 자본을 창출하기도 한다. 일부는 로컬에 하드웨어적으로 건설 및 활용되기도 하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다만 집단적 이익이 없거나 눈에 띄게 줄어들 경우 느슨한 네트워크는 쉽게 해체되며, 수도권으로 합류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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