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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공개념에 기초한 도시재생 : 정책 정합성과 '평등 속의 어울림' 1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항구 재생

미아스마 2022. 12. 5.


국토연구원(KRIHS) 도시재생연구센터, 『세계의 지속가능 도시재생』

 

 정책 정합성과 '평등 속의 어울림' 1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항구 재생

지금까지 암스테르담 동항구지역 개발의 배경과 역사, 도시설계 지향점과 개발 과정, 재원조달과 시 공공토지임대제의 관계에 관해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주요 시사점으로 암스테르담 동항구지역 개발의 특징으로 뽑았던 '압축도시'와 장소성과 역사성을 살리는 '점진적 개발', 재산권을 유연화하는 '시 공공토지임대제에 기반한 개발재원 조달'이 따로 떨어져 있는 요소가 아니라, 서로 정합성을 이루고 강화하는 접근법임을 강조하고 싶다.

 

압축도시는 고밀 개발과 토지의 단위면적 당 경제적 가치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토지가치를 공공이 환수하는 장치가 없이는 압축도시를 구현하고자 할 때 공공이 부딪힐 난관이 민간의 토지 매입, 개발예정지의 재산권 매입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더 많아질 것이다. 암스테르담시는 동항구지역을 시 공공토지임대제와 시영 토지개발사업을 바탕으로 당시 기준 상 고밀도로 개발할 수 있었다.

 

역사성과 장소성을 살리며, 충분한 논의와 설계과정을 거쳐 좋은 안을 점진적으로 실현해가는 방법도 암스테르담시가 개발 구역 전체는 물론 시 면적의 80%를 시유지로 확보해 토지를 시영으로 개발하는 사업구조가 아니었다면, 사업비용을 훨씬 더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시유지와 민유지가 적당히 섞여 있을 때는 초기 공공 투자가 인근 민유지의 거래가 상승을 초래해 민간 토지주에게 자본이득을 남기는 반면, 향후 토지확보 비용의 증가로 공공 개발사업의 수지를 악화시키기 쉽다.

 

따라서 다른 토지주에게 토지부담률(감보율)을 강제해 공공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방식이지만, 사업구역을 어떻게 묶을지가 민감한 문제가 되기도 하고, 개별 재개발 사업간 이익과 손실을 평균화하는 구조를 도입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암스테르담 동항구지역의 개발의 경우, 재개발예정지 전체 소유권을 시가 확보했기 때문에, 초기 투자 이후의 점진적 개발 방식이 오히려 '주택시장 활황'흐름을 타고 갈수록 시의 토지가치 환수 저도를 더 높이는 기법으로 작용했다.

 


암스테르담시는 30여년이 넘게 꾸준히 '압축도시'를 지향하면서 스히폴(Schiphol)공항과 에이강-북해 항구를 중심으로 로테르담 다음가는 물류 중심지, 서유럽에서 기업들이 오피스를 두기 원하는 매력적인 도시, 주거 만족도가 높은 살기 좋은 도시, 문화예술 창조산업이 꽃피는 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현재 그 노력이 결실을 맺고있다. 인구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만여명 이상 늘었고, 2017년 한 해 관광객(방문객)수는 780만 명 돌파 예정이다.

 

암스테르담시 주택 건설량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주택 거래가와 민간 임대료 수준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집을 소유한 계층과 세입자 가운데 자산 격차를 커지고 있다. 암스테르담 사회임대주택의 대기 시작은 평균 8.7년이고, 중산층이 집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 와중에 동항구지역은 그 입지의 편익과 장소성, 역사성이 주는 매력이 커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다.

 

이는 암스테르담 평균 가구소득의 126%에 달하는 동항구지역 평균 가구 소득(암스테르담 평균 292,488유로, 약 3억 7,800만원)보다 약 8만 유로가 높은 377,085유로(약 4억 8,700만원)는 동항구지역 평균주택공시가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즉, 동항구지역의 재개발 과정에서는 계획이익 및 개발이익을 환수하여 도시 전반의 정주환경과 사업환경의 질을 높이는데 재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부를 재분배했지만, 그 이후로는 도시 토지의 전반적인 가치 증가가 도시 안에 커져가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데로 잘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토지가치 공유 없는 압축도시한계지경제 집적도(degree of agglomeratiom)가 높은 중심지 간의 지대격차를 키워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도 있다. 네덜란드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소득계층 간 주거지 혼합 덕분에 저소득층 공간적격리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계층 간 소득-자산불평등은 도시 내에서 더 심화될 전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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