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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퀴즈 브루어리, 말표 맥주에 이어서 애경산업과 함께 2080 맥주 제작 - 과연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미아스마 2022. 12. 4.

ⓒ 애경산업 X 스퀴즈 브루어리


 

스퀴즈 브루어리 말표 맥주에 이어서 애경산업과 함께 2080 맥주 제작

1. 최근 들어 수제 맥주 업체와 대중들에게 익숙한 상품을 만드는 중견기업의 콜라보 맥주 상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곰표 맥주, 백양 맥주, 말표 맥주, 진라거 등등 이제는 너무 많아서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2. 이번에도 새로운 협업 상품이 나왔다. 바로 말표 흑맥주를 선보였던 스퀴즈 브루어리와 2080치약으로 유명한 애경산업이 만났다. 이름은 치약의 이름을 그대로 본떠서 이공팔공맥주이다. 치약 특유의 상큼한 맛은 '오렌지 껍질'과 '코리엔더 씨드'를 통해서 만들어 낸다고 한다.

 

3. 스퀴즈 브루어리도 카카오에 투자 받은 어메이징 브루어리와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는 수제 맥주 회사이다. 2017년 춘천에서 시작된 회사는 순창에 두 번째 브루어리를 만들었고 수제 맥주이지만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일정한 품질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 스퀴즈 브루어리

4. 스퀴즈 브루어리가 이름을 알리게 된 이유는 말표 흑맥주, 말표 청포도 에일이 맞다. 하지만 지역 특산주의 확장성에 관심을 갖고 그에 맞는 에일과 라거를 추가적으로 제작하고 각 지역의 매장에서만 사먹을 수 있는 맥주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5. 다만 이러한 기존의 상품과의 콜라보 된 이색 마케팅이 2022년에도 인기를 끌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피로감'이다. 현재도 지나치게 많은 협업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맛보다는 화제성에 기반한 맥주로 지속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6. 또한 수제 맥주 회사의 수익성이 현재까지 충분히 보장되는 시장이 아니다. 인기를 끌었다고는 하지만 곰표 밀맥주를 만든 세븐브로이의 전체 매출 규모는 17억 원, 말표 흑맥주의 스퀴즈 브루어리도 8억 원, 유동골뱅이맥주를 만든 더쎄를라잇브루잉은 6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관련기사). 그리고 수제 맥주의 신화라고 불리는 제주맥주 역시 적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692%가 늘었다.

 

ⓒ 제주맥주


7. 양조장 확장에 상당 부분 빚을 지고 시작하는 만큼 이러한 여유롭지 못한 매출 상황 역시 지속 가능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4캔에 1만 원 전략을 계속해서 사용해야 된다는 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불리하다.

8. 실제로 지난해 891원/kg에 불과하던 맥아는 올해 926원으로 상승했고 지난해 2만 3709원이었던 홉은 2만 5530원까지 상승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플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물가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9. 필연적으로 이제 수제 맥주도 후광에 연명하는 것이 아닌 '브랜딩의 다각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자신의 상품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상품이 없다. 오히려 협업한 기업의 인지도가 개선되었다. 그리고 술을 만든 업체 이름을 소비자가 기억하지 못한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수제 맥주는 다시 몰락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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