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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서사를 버리고 개별적 서사의 세대론이 필요하다 - 우리는 남이다,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들의 세상

미아스마 2022. 11. 30.

ⓒ 픽사베이


 

586의 대안, X세대 역할론 - 김민희 칼럼

1. 중간에 위치한 X세대는 1960년대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인 83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의 담론은 거세되어 있다. 위에는 5060 기성세대들과 아래는 2030 청년세대 그 아래에는 MZ 세대가 조명을 받지만 그 중간의 40대는 놀라울 만큼 조명 받지 못한다.

 

2. X세대는 문화의 세대이다. 방시혁 의장, 황동혁 감독, 연상호 감독, 싸이,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문화콘텐츠는 모두 X세대가 만들었다. 문화는 조용히 힘이 세다. 정치와 경제가 타는 불꽃이라면 문화는 지열과 같아서 뭉근히 뜨겁다.

 

3. X세대는 저평가 우량주 세대다. 문화 세대로서의 역할 외에도 이들 세대가 해오고 있고, 앞으로 더욱 역량을 쏟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교량 세대로서의 역할이다. X세대는 달라도 서로 다른 양 세대를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싶어서다. 윗세대의 성실성과 책임감을 물려받았고 아래 세대의 개인주의 속성을 모두 영향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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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개인의 서사가 조명되는 세대론의 2.0 버전의 필요

4. 이렇듯 역할과 잠재력이 있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X세대는 지워진 세대처럼 취급받아왔을까. 이는 한국 사회가 세대론을 다루는 방식에 답이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사회를 지배한 세대 담론은 같은 세대이기에 동질적 집단으로 보는 편의주의적 발상의 성향이 강하다. 그 중심에는 세대론을 정치적으로 도구화하려는 강력하고 위험한 현실에 있다. 그 대표가 MZ세대의 묶음이다. 묶을 수 없지만 묶여져 있다.

5. 결국 세대론의 존재 이유를 원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필요한 세대로운 결국 서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서사로서의 세대론이다. X세대도 X세대 자체로 통칭되지 않는다. 1970년대를 지칭하지만 초반생과 후반생은 또 다르다. 이 미묘한 경계는 1977년생에서 갈린다. 1976년생까지는 희망적인 사회의 공기를 먹고 자랐지만 1977년생부터는 IMF에 의한 패배주의적 분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6. 세대론에게 필요한 것은 집단적 서사가 아니라 개별적 서사이다. 복잡계 사회, 문명화된 사회로 갈수록 다양성은 촘촘해지고 각성된 개인은 많아질 것이다. 이를 집단으로 묶기에는 한계가 크다. 이제 정치적 수단으로 전략하기 쉬운 비교급의 세대론이 아닌, 각 세대 개인의 서사가 조명되는 세대론의 2.0 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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