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태계/문화산업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이사 별세 … 더 많은 괴짜가 우리나라에 나타나기를 바라며

미아스마 2022. 11. 28.


많은 괴짜가 우리나라에 나타나기를 바라며

1. 넥슨의 창업주로 알려진 김정주 NXC 이사의 별세 소식이 들려왔다.

 

2. 혁신적이면서도 미래를 지향하는 그의 창업론과 가치관은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이상하게 혼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했던 사회의 풍토와 단지 금전으로만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대중들도 한몫했을 것이다.

 

3. 특히 미래를 그려나간 전략에는 근거를 알 수 없는 비판을 내세우기만 했고(기사), 국회에서는 게임업계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CEO 망신주기 형태에 가까운 국정감사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기사).

 

4. 아무래도 이러한 현실들은 김정주 이사가 꿈꾸던 낙관전 미래와는 조금 다르게 비쳤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우울증을 키워왔던 것 같다. 아무래도 2021년 7월 넥슨의 대표를 사임할 때부터 상황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에 가장 슬픔을 느끼는 사람은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님 아닐까.

 

5. 고인을 떠나보내면서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추구했던 그리고 추구하고 싶었던 가치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인터뷰 1 : 2003년 김광일의 릴레이 인터뷰

김정주의 성공론 :

“큰 공장을 운영하는 오프라인 회사를 생각해보세요. 30여년간 키운 다음,기업을 공개(상장)합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헌데 벤처쪽은 창업후 3년내에 기업을 공개, 캐쉬아웃(지분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하겠다는 생각들이 팽배합니다. 정말 잘못된 거죠”

“첫번째는 사람들에게 잘해야 합니다.두번째는 신의를 잘 지켜야 합니다.또 사치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정말 쉬우면서 지키기 힘든 것들입니다”

김정주의 꿈 :

“전 우리 회사가 마음껏 뛰어 놀아야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컴퓨터 앞에 붙잡아 놓고,체력을 빼앗은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해서 이런 청소년들에게 체력을 돌려줄수 있도록 사회체육시설을 만들어 기부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만큼 중독성이 심한 나라도 없을 겁니다. 엄마는 홈쇼핑 중독, 아빠는 사이버증권 중독, 애들은 게임중독….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이런 중독성은 국민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런 사회현상을 개선할수 있는 범국민적 캠페인같은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인터뷰 2 : 2011년 조선비즈 인터뷰

Q. 언제 위기가 올 것으로 보는가?

"당장 내년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30년 걸려 오늘의 애플을 만들고 갔다. 넥슨은 지금 위치까지 올라오는 데 15년이 걸렸다. 페이스북은 5년이다. 앞으로 이 주기는 더 짧아진다.

PC시대가 열렸다고 했을 때 한국 PC 사용자는 10만명이었다. 인터넷 시대는 100만명으로 시작했다. 2011년이 스마트 시대 원년인데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자는 이미 2000만명이다."

Q. 존경하는 다른 기업이 있나.

"과거 김우중 회장 시절 대우그룹이다. 우리는 예전 대우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움직인다. 대우가 세계경영을 외칠 때 품질이 좋은 제품을 가지고 세계로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무엇이든 팔았다. 우리가 그렇다. 초창기부터 세계로 나갔다. 게임을 사라고 무조건 들이밀었다. 안 산다고 하면 다른 게임 내밀며 이걸 사라고 졸랐다. 우리 게임이 최고는 아니지만 일단 도전했고 성과가 났다. 대우 정신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했다. 대우에 경의를 표한다."

Q. 한때 벤처 창업이 봇물을 이뤘지만 요즘은 창업이 없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아까 이야기한 시대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이제 곧 누군가 전엔 상상도 못했던 것을 만들 것이다. 또 누군가 그런 것을 만들면 그 아래 후배와 주변 쓸만한 선배들이 그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나, 이해진 NHN 창업자, 카카오톡 최대주주 김범수 사장, 다음 이재웅 창업자는 모두 86학번으로 인터넷이란 시대 흐름을 탔다.

우리는 쓸만한 선후배들을 다 빨아 들였다. 한동안 창업이 뜸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곧 스마트·SNS란 흐름을 타고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온다. 우리 시대엔 쉽게 한국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 SNS용 서비스를 만들면 즉시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할 수 있다. 우리는 한국의 인재와 돈을 빨아 들였지만 이제 곧 세계의 인재와 돈을 끌어모을 기업이 등장한다."

Q. KAIST 에서 창업 강의를 했다.

"후배들에게 '너희는 놀아도 취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취직해서 돈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수천명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부추겼다. 성공인 듯하다. 수강생 가운데 당장 창업하겠다는 팀이 2개 나왔다.

학생들에게 기능적으로 뛰어난 사람보다는 오래 같이 즐겁게 일할 사람과 같이 창업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창업 후 빨리 회사를 팔 생각이면 실력이 뛰어난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길게 본다면 다르다."


인터뷰 3 : 2014년 매일경제 인터뷰

Q. 많은 사람이 김정주의 성공 방정식을 듣고 싶어한다.

"성공이라는 게 뭔가. 성공은 주관적이다. 말하기 힘든 주제다. 난 체질상 인생을 계획적으로 사는 사람이 아니다. 사업이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매 순간 열심히 살았고, 때마침 운이 터져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

하지만 나 역시 지금 이 순간, 성공하기도 하고 또 실패하기도 한다. 투자를 결정해 손실이 난 경우도 많다. 지금도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내가 꼭 성공한 사람일까."

Q. 돈을 더 벌고 싶은 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사업을 키웠나.

난 그냥 일하는 게 좋은 사람이다. 일하다보니 운이 맞아 이렇게 된 것이다. 맥줏집을 예로 들어보자. 맥줏집 하다 잘되면 분점을 하나 더 내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다보면 가게가 4개 되고, 5개 되고 하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물론 맥줏집과 NXC는 사업 규모가 다르지만 본질은 결국 같다. 그러면서 직원들 더 뽑고, 월급 더 주고 그러는 게 보람이다. 난 지금도 뭐가 더 되고 싶다거나 사업을 얼마큼 더 키우겠다, 이런 생각 자체가 없다. 그냥 내게 주어진 일,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 매일 바쁘게 움직일 뿐이다.

Q. 제2의 김정주를 꿈꾸는 사람에게 한마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걸 해라. 직장을 다니면서도 뿌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또 좌절도 할 것이다. 창업자 길을 걸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똑같이 좋았다가 나빴다 한다. 결국 정답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 4 : 2015년 ‘크리에이티브 어택(Creative Attack)’

Q. 벤처 1세대로서 어떤 책임감을 느끼느냐

"벤처 1세대들이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게임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부문에서 젊은 세대가 씨앗을 뿌리면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양질의 토양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직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반성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Q. 한국의 스타트업은?

“한국 스타트업은 해외와 비교해 예전보다 더 큰 격차가 벌어져 있다. 절대적 창업자 수는 늘었을지 몰라도 창업 아이템이 게임에 몰려 있는 등 편향돼 있는 데다 혁신적이라고 할 만한 도전을 찾기 힘들다."

"입시지옥 등 정해진 테두리 안에 갇혀 살아온 후배들이 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이들의 눈을 깨워줄까’란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똑같은 기술 수준으로 해외에서는 귀뚜라미로 단백질 과자를 만든다. 두 발로 가는 전기이륜차도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독서실 베개, 출석체크 의자를 만드는 식이다.”

"미국, 유럽에서 태어났으면 게임업체뿐 아니라 구글, 애플 등 다양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을 갔을 수 있는 후배들이 한국에 있다는 이유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좁은 선택지를 받는다"


인터넷도 없던 시기 네트워크 게임을 하겠다고 매달리는 정주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주가 정말 빠르게 세상의 변화를 읽은 것이다. (중략) 세상을 바꾼 천재들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이상해 보이는 사람이 많다. 독특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정주도 지나고 보니 그런 사람이었다.

이광형 현 KAIST 총장, 매부리TV 인터뷰에서

 

제가 91학번으로 석사하다가 잘려서 도망가기도 하고, 그 와중에 회사를 해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중략) 제게 이광형 교수는 따뜻하신 분이셨습니다.

김정주 대표가 이광형 KAIST 총장 취임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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